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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은 이상한 곳이다. 그런 나라에서 오늘도 자동차 몰고 꽃배달하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아닐거고, 농사 짓고 꽃을 기르고 사탕무로 설탕 만들고 관광객 들이는 것으로 먹고사는 나라는 금방 망하니까 농사나 원예나 제당산업에서 나오는 찌꺼기로 BTL을 시도해 유전 없는 산유국이 된 작은 섬나라가 있다면 뭔가 이상하다고 하겠지. 그리고 백금은 비싸니까 다른 방법 없냐고 해서 찾아낸 메타포밍인가 하는 것으로 휘발유를 개질하는 것도 특이하다 하겠다. 또 이것을 주민들에게 납득시키려고 몇 년을 허비해서 외울 정도로 된 때에 최초의 주유소가 생기고 이렇게 꽃배달 다니는 녀석한테서 BTL이니 메타포밍이니 하는 단어가 나오는 것이 정상은 아니거든.

기름 얘기는 그 쯤하고 내가 그런 것들과 상관없이 살아도 되는 입장인데도 알고 있는 이유는 주변에서 휘발유차를 몬다고 안 좋게 보는 시선 때문이다. 꽃이 오다가 매연에 시들 것 같다거나 아니면 왜 가스나 전기를 쓰는 차를 몰지 않냐고 하면서 나를 곤란하게 하거든. 그런데 하유섬에서 화석연료라는 녀석은 아예 틀어막혀져 있고 내 차에 쓰는 휘발유마저도 원래는 사탕무였고 꽃이었고 나무톱밥이었고 지푸라기였다고 말하면 극한적으로 설명하기 좋아하는군요 하는 말을 들을 뿐이야. 그러면 나는 어차피 그냥 굴러가기만 하면 끝이야 수준으로 단념하고 저 자식들이 내가 몰래 화석연료 연소를 하고 있다면서 신고한다면 나는 좀 억울할거야. 그리고 꽃배달을 시킨 사람이 내 차가 뭘로 굴러가든 신경쓰지 않았으면 하지만.

나에게 꽃배달을 시키는 시험정원 녀석들에게 트럭을 바꾸고 싶다고 하니까 눈이 동그래져. 왜 그러냐고 물어보는데 자꾸 내 트럭이 휘발유로 굴러간다는 것 때문에 다들 꽃이 시들겠구나 험담을 한다고 말했거든. 그랬더니 웃어. 하유에서는 유전에서 퍼올리는 것이 아니라 통나무나 지푸라기로 만든 합성원유만 쓰니까 걱정은 하지 마라고 하더라. 그런데 그게 모든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렇게 얘기하면 다들 언젠가는 알게 될거야 하면서 기름값을 더 줄테니 남으면 간식 사먹어도 된다고 말을 합니다그려. 내 말은 그게 아니라고요, 박사 나으리. 휘발유나 경유 같은 기름을 태우는 자동차는 전부 싸잡혀서 환경을 파괴한다고 생각하는 녀석들 때문이야.

내가 안다고 해서 다른 상대까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해롭다고 생각은 하지만 여튼 그게 되나 싶어져서 이렇게 메모를 남겨봅니다. 누가 다시 볼 일이 있을까 싶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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