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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수한 마음으로 이 교실에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문예부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문예부에 오겠다고 한 아이들도 모두 경음악부나 만화부로 빠져 버리고
이제 꿈도 희망도 없는채로 나 혼자만의 신입 환영회를 열었다.

이것이 정녕 내가 걸어가야할 길이라면
정확히 얘기해다오.
문예부는 없다고.
하지만 이제 사람들의 머리 속에, 그리고 투쟁의 역사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그렇지만, 설마 그렇지만
글을 쓰는 것을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나도 반성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이미 짜여져 있는 것들이 흩는 세상 속에서도
혼자만의 순수한 짜임을 지키는 이,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