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늘도 여전히 공허해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나왔지.
노트북은 작은 것이 좋다고 누누이 말했었는데 아빠는 듣지 않았어.
좀 멀리 도망치는 것도 돈이 필요해.
어느 정도냐면 많이 필요해.
안산시 소속 낙도인 풍도,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
이제는 기억이 희미해지는 마장저수지,
그리고 익숙한 것이 오히려 낯선 수원터미널 주변.
나는 당최 왜 무료해하지?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걸까나.
오늘은 노트북을 들고 나왔지.
키보드가 마음에 들어.
너무 커.
가려워서 ㅈ…맛있ㅇ….
좀비가 되어가는 느낌.
그리고 수인로로 들어와 수원으로 향하며 과속하는 시외버스는 노선이 너무 짦아.
왜 이 노선이 시외버스냐고 할 만 하지만 그래도 단거리를 가면 시내보다 싼 운임에 안도하고
이제 버스가 수원에 접어들고 서울에서 운전해 오는 길가를 지나면
무엇해도 조금 익숙해서 오히려 낯선 서수원이라니.
아무런 곳에도 속할 수 없는 이방인이라면,
아예 사람도 아니라 인형이라면
모두가 그나마 나를 귀여워해줄까.
결국에는 무료한 좀비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런 생각이 오히려 마무리가 지어지고
이야기가 이어지고
아무래도 내가 인형이면 더 좋겠을,
스위치가 켜진 마젠타 고무장갑 색의 시외버스 안에서.
'작문 > 시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심과 케이크 (0) | 2018.01.10 |
---|---|
카페를 찾아보자_종점이 가까워오는 시외버스 안에서 (0) | 2018.01.04 |
문예부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0) | 2018.01.02 |
위로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순진한 인형과의 이야기 (0) | 2017.10.31 |
확신 불가능에 대하여 (0) | 2017.10.18 |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