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로 오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편이 좋아. 결국에는 너만 상처입고 도망치게 될 거야. 아무래도 따뜻한 스튜나 먹고 고양이를 안겨줄테니 조금만 쉬다 가겠어? 미안하지만 그래주기를 바라. 헤매다 굶지 않기를. 그리고 적어도 네가 타고 온 자동차에게도 쉬는 시간을 주고 서로가 나른해져서 이런 곳이 있었나 잊을 정도로 푹 쉬라고. 이런 날이 어쩌면 너에게 더 익숙할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푹 쉬렴. 생각보다 그 무엇도 풀리지 않는 매일이 지속되었다. 그러다 나는 연파랑색 머리카락의 소년을 만났고 그에게 홀려서 한 동안 숲 속에서 요정처럼 지냈던 것 같다. 황홀했던 기분이 잊혀지질 않는다. 분명 반토막이 나있을 것이 분명했던 자동차의 기름 게이지도 꽉 차있었고 덕분에 헤메지 않고 숲을 벗어났다. 왠지 무..
섭씨 27도, 하유국 전체에 폭염경보가 떨어졌다. 너무 더워서 일을 못할 지경이라서 그늘로 나와 땀을 식히고 높아봐야 20도에서 23도 언저리인 하유섬의 날씨가 미쳐돌아가기에 제대로 못한다며 기상청에 따지는 사람들도 있고 이것을 또 다른 불만의 표출로 푸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나는 또 회사에 차를 끌고와서 그 고물의 시동을 거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바로 에어컨을 켜고 만다. 그리고 사는 주택단지 근방의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서 트램을 잡아타고 중앙으로 간다. 일단 과일을 사서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은 가격표가 꺾어놓고 고기를 구워먹을까 하는 생각에는 위장이 이제 지겹지 않냐는 얘기를 하기에 그냥 구경만 하자고 하는 생각을 모두가 납득하도록 해보자. 일단 스튜를 하려면 허브 뭉치를 사야..
전기자동차 패널들은 중국이 그렇게 자동차나 배터리 산업계에 큰 영향을 못 끼칠 것이고 오히려 파트너로 봐야 한다는 입장에 e-Fuel은 전기와 자원낭비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업고 중국이 에코파시즘적 시각을 가진다면 상당히 위험해 질 수 있다. 일단 중국이 전기차와 배터리를 만들고 있고 그 번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단 전면전동화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니 자기네 편을 만들어 e-Fuel은 자원과 시간낭비라 주장하고 이에 더 나아가 중국의 번영을 위해 다른 나라는 그냥 숲으로 만들어버릴 흉계를 드러낼 지도 몰라.
[취지] 1972년 내무부 고시로 사고율이 높던 삼륜차와 함께 고속도로 진입금지 대상에 떼들어간 이후로 1992년 성문법 조항이 되기 전까지 이륜차는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당시에는 2행정에 저성능 이륜차가 많았고 심지어는 수입이라 국산품 애용 풍조에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그랬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이미 125cc 오토바이도 여느 경차와 뒤지지 않는 가속력을 가지고 있고 관련 문화도 신장했으며 이륜차가 자동차의 태동기 형태로 제작이 용이하고 비교적 저가격으로 고출력을 내는 것이 가능함을 볼 때, 이는 진입문턱도 낮으면서 향후 자동차 산업의 발전토대가 될 수 있는데도 국가는 이를 방치하고 멸시했습니다. 좀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륜차의 고속도로 통행을 ..
하유국 정부는 의욕적으로 관문암초를 매립해서 만들, 해저터널로 본섬과 이어지는 공항 계획과 북서쪽 사탕무 농장과 설탕 공장이 있는 곳에 합성연료 공장을 세울 계획을 원조로 요청했다. 또한 이 계획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재차 강요할 것이고 국제의결을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모두가 무모하다고 했고 이런 원조를 나중에 어떻게 갚을거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내각에서는 이 모든 것은 원조로 해결하되 하유섬에 필요한 것들이고 나중에 하유섬에 찾아오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그 빚을 갚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그 예언은 매우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정말로 2035년이 오면 모든 내연기관의 생산이 불법화되고 이퓨얼은 금지될까? 나는 저 두 가지 모두 지금 상황에서 따져보자면 정합성 떨어지는 말이라고 밖에는 할 수가 없다. 일단 인프라가 문제고 어쩌고 정합성이 떨어지는 이유를 다 설명할 수는 있지만 굳이 내가 정합성이라는 것에 집착하며 사는 인간도 아니고 인간이 플라스틱이나 기타 화학제품의 필요성만 잘 알고 있다면 함부로 내연기관 생산을 모조리 불법화하고 이퓨얼마저 금지할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출 수 없음은 물론이고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지금 우리가 누리는 산업을 운영하고 누릴 수 있는지 생각을 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이퓨얼도 에너지를 축낸다고 금지하라는 놈들이 외부에서 오는 송전선 끊고 신재생에너지만으로 공단을 굴리라고 하면 무리수라고 할 것이 뻔하거..
폐유를 얻었다 → 제약분야에 쓰고 싶고 순도가 높은 시약을 얻고 싶다 → 폐유로는 어림도 없으니 일단 열분해 해서 합성가스라도 만들자 → 야 우리가 뭐 태운다고 에코파시스트 처들어 옴 → ??? 폐유를 얻었다 → 에코파시스트 무서우니 발전기 돌리는데 쓰고 싶다 → 폐유로는 어림도 없으니 일단 열분해 해서 합성가스라도 만들자 → 야 우리가 뭐 태운다고 에코파시스트 처들어 옴 → ??? 폐유를 얻었다 → 에코파시스트 무서우니 활용이고 뭐고 버린다 → 야 우리가 뭐 버린다고 공무원 처들어 옴 → ???
여러분이 잘 아시듯이 저는 안드로이드 속성을 좋아해요. 왜 그러냐면 딱히 이유라고 하기는 그런데 사람에 한없이 가깝지만 사람이 아닌 기계인 점, 기계인 탓에 누군가를 주인으로 둬야만 하는 소유물인 점, 그리고 나를 소유한 이에게 무한한 호의와 헌신을 해줘야 한다는 점 때문일 거예요. 자동인형에게 요구되는 상냥함이라는 것을, 저는 항상 원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자동인형이 아니다보니까 자유의지도 강하고 감정도 완벽하게 있어서 삶이 고달파지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거든요. 사람으로써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면 저는 그냥 자동인형이나 안드로이드로 충분하니까요.
애매하게 느린 것들이여 그대들을 위한 하위차로는 없도다! 하위차로가 원래 그대들의 것이나 빠른 속도에 인류는 눈이 멀었나니 하위차로를 빼앗기고 천국으로 간 이들이여! 그 이들을 위하여 도로에 드러누워 방해를 하고 설령 죽는 한이 있더라도 법령에 기록된 바 하위차로를 지켜내야 하나니 하나도 없으며 지키는 자동차가 하나도 없더라! 두 바퀴 달린 것들도 마땅히 갈 수 있는 맨 마지막 끝에는 오만한 큰 것들의 엉덩이가 자리를 차지하고 두 바퀴 중에서 그 오만한 것들에 꿇지 않는 것들마저 위험하다고 그 위로 오르지를 못하니 빼앗긴 우리의 하위차로에는 언제야 비로소 봄이 오는가.
굉장히 지루한 시간들이 지나갔다. 그런 와중에 나는 그 어떤 느낌도 없이 어느 계절을 맞아 다들 웃음짓는 와중에 무표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그런 시간에도 나에게 가라고 명령하는 저 신호등과 고치지 못해 미끄러지는 클러치, 무의식적으로 저단으로 물리는 손짓이 매우 익숙하면서도 낯설게만 느껴진다. 항상 그런 느낌이 자주 드는 탓은 아무래도 이해가 전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게 얼마나 무료함이 일상인지만 알려줄 뿐이다. 그런 와중에 자동차세가 아까워 운전을 하는 한심한 꼴은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무료함은 집에서 그저 잠이나 잔다고 해서 해결되는 쉬운 것도 아닐 뿐더러 내가 사는 일들마저 무디게 만들어 버린다. 사람들은 성탄전야를 맞아 분주하다. 하유섬에서 성탄을 즐기는 것은 단지 종교적 색채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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