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좌회전을 한다. 직진해오던 차가 멈춰서 상향등을 한 번 반짝여줬으니. 공방제 자동차가 영 깡통같은 것은 참을 만하다. 어차피 자동차를 타던 전철을 타던 여기는 한산하고 편하다. 그렇게 좀 멀리 떨어진 과수원에 직접 과일을 사러 간다. 푹신푹신하게 까닥이는 공방제 자동차를 몰다보면 역시 이게 재미있는거지 하면서 단숨에 4단까지 단을 올리고 남동중앙 출구까지 내달린다. 북동쪽의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선한 재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변의 풍경은 서쪽과 동쪽이 서로 다르다. 서쪽이 비교적 번화했고 동쪽은 한가로운 어느 도시들의 교외와 같은 풍경을 보이고 있다. 소와 돼지를 기르고 풀과 나무를 가꾸는 고요한 정경인 것이다. 지금, 과일 직거래를 위해서 사과 농장으로 가고 있는 내 옆으로 ..
자동차는 털털거려요. 아무래도 여기까지 오는데 가스가 부족해서 그럴 거예요. 하는 수 없이 내려서 목적지인 산 위의 낮은 나무들이 많은 곳으로 걸어가요. 달고 새콤한 열매가 많아서 나에게는 아주 소중한 곳이에요. 불씨를 살리는데 가스는 요긴해요. 낙엽과 나무껍질, 먹으면서 생기는 쓰레기 같은 것들을 꽉 잠기는 통에 넣고 물에 재워놓으면 불이 붙는 가스가 생기는데 이 정도 꾀가 없으면 정원섬에서 혼자 사는 저는 불도 오래 못 피우고 쓸모없다며 가져가라던 자동차를 고쳐서 섬으로 데려오지도 않았을 거예요. 다만 그것 때문에 제가 주기적으로 섬 밖으로 나와서 열매를 팔아야 하지만요. 마을로 나가기는 싫지만 어쩌겠어요. 그리고 작은 나무에서 열리는 빨갛고 새콤한 열매는 마을에서 비싸게 사줘요. 산이 사늘하고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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