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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과도 같지만 애매하다. 여기에 한시도 있기 싫다. 빨리 비자 기간을 줄여주고 본국의 의사를 불러 줘. 여기는 역시 삶을 영위하는 곳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세트장이야. 다들 나를 위해 연기를 하고 있다고. 여기에 나를 보낸 새끼, 귀국하면 조각을 치겠어.
내가 여기로 발령난 것이 어언 3개월 전이다. 아마도 원예산업이 발달한 곳이니 마음도 가라앉힐 겸해서 정원에 갔다오라는 말이 여기로 귀양가라는 말일 줄은 상상도 못 했고, 또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렇게 비행기로 다섯 시간을 날아서 하유라는 외딴 나라에 도착하고는 처음 들른 카페에서 종업원들이 나는 컨셉을 잡고 움직이는지 알았고 전철을 타고 북동쪽의 사무실로 향하는 와중에 플랫폼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새하얀 소년이 내 상사라는 말에 또 놀랐으며 그가 인형족이라는 것도 나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자기를 자동인형 취급하면 여기 법으로도 엄하게 다스린다고 하기에 모든 생각을 그만 두고 사무실에 가서도 모두 조용히 안녕하세요, 처음 뵈어요 인사할 뿐이고 자기 일에 집중하는 한 편, 젠장 신입이 왔어 하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기 사람들은 다 마음이 병들었나 하면서 첫 업무를 시작한다.
이 섬에 공장이라고는 북부에 하나라니, 의아하기도 하고 신기해서 찾아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니 이게 환경에 얼마나 부담이 가고 블루크루드로 작동했을 때에 부조는 없는지 전부 따져대는 통에 찬찬히 설명해도 디젤을 태운다면 여기에서는 장작보다 욕을 곱빼기로 얻어먹는다거나 굴뚝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굴뚝이 있으면 세금이 늘어난다는 이상한 소리가 오가고 난감한 표정만이 감돌아 감정이 복받혀서 내 얘기 들어요라고 했을 뿐이다. 상대편 전부 미친 사람인가, 외국에서 온 미친놈이야 수군대서 멱살을 잡자 한 놈은 경찰에 신고하고 나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유치장에 갇혔다. '타협거부죄'라니! 그리고 세 시간 지나자 타협을 거부한 반성은 충분히 했겠죠 하면서 유치장에서 꺼내주는 일이 일어났고! 나중에야 여기 사람들 중에 여자는 메이드고 남자는 집사라는 비아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알아서 해주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면 또 잡혀갈 게 뻔하다.
일을 볼 때도 '이거 해요'가 아니라 '이거 해야하는 일인데 할 수 있다면 하도록 해요'라고 돌려서 말하는 꼴이 우스웠다. 그래서 직설적으로 말해요 하니까 '네놈이 하유에 온 이유도 잘 모르겠지만 직설적으로 굴면 어떻게 되련지 독설을 듣기 전에 당장 네 일이나 해'라고 굴어서 오늘도 주먹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참을 수가 없어서 대사관에 비자 단축 현황은 어쩌고 본국의 의사는 어디있냐 따졌다. 그러자 비자는 그대로고 본국의 의사는 바쁘다고 말하자 지옥의 분노가 불타올랐다. 여기에서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불렀다가는 또 타협거부죄에다 협박죄로 끌려가겠지 싶었지만 여긴 대한민국 영내니 타협거부죄는 적용이 안 될까 싶어 마음껏 따졌다. 따지기도 전에 다음 번호를 불러서 나는 청경에게 끌려나갔지만.
여기 정말 이상하다 한 마디면 설명이 끝나고 고개를 떨구고 벤치에 앉아있으면 어느 안드로이드 하나가 상냥하게 웃으며 손수건을 건네는데 그것을 뿌리치고 도망가면 이상한 취급 당하는 섬나라. 남을 상처 입히면 죽일 놈이 된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이 너무 싫어서 이 섬을 도망치려는 것이다. 생각을 해보라. 고양이들이 한 가득이라 소심하고 애매한 섬에 나 혼자만 사람이라는 기분이 들어서 무척이나 기분이 나쁘고 나만 정상인 같다는 생각에 미칠 것 같다. 아마도 여기 안 붙어 살 사람들은 꿈이나 동화 같은 나라라고 황홀해 하겠지만 사업을 하거나 나처럼 외판원으로 여기에 온다면 여기가 바로 무간지옥이구나 싶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본사에 메일을 보내 하유지사에서 꺼내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다음 날, 내 상사는 드디어 여기를 뜨게 되었다며 축하한다고 오만상을 찌푸렸다. 나는 더 이상 이렇게 기묘한 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떠난다고 하자 '잘 가, 실적제로'라고 얼굴을 더 찌푸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전철에 타고 몇 분만에 도착해서 마지막으로 하유에서 점심을 먹고 비행기 시간을 확인한다. 하유국을 벗어나 처음으로 먹게 될 기내식의 맛이 기대된다.
내가 여기로 발령난 것이 어언 3개월 전이다. 아마도 원예산업이 발달한 곳이니 마음도 가라앉힐 겸해서 정원에 갔다오라는 말이 여기로 귀양가라는 말일 줄은 상상도 못 했고, 또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렇게 비행기로 다섯 시간을 날아서 하유라는 외딴 나라에 도착하고는 처음 들른 카페에서 종업원들이 나는 컨셉을 잡고 움직이는지 알았고 전철을 타고 북동쪽의 사무실로 향하는 와중에 플랫폼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새하얀 소년이 내 상사라는 말에 또 놀랐으며 그가 인형족이라는 것도 나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자기를 자동인형 취급하면 여기 법으로도 엄하게 다스린다고 하기에 모든 생각을 그만 두고 사무실에 가서도 모두 조용히 안녕하세요, 처음 뵈어요 인사할 뿐이고 자기 일에 집중하는 한 편, 젠장 신입이 왔어 하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여기 사람들은 다 마음이 병들었나 하면서 첫 업무를 시작한다.
이 섬에 공장이라고는 북부에 하나라니, 의아하기도 하고 신기해서 찾아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니 이게 환경에 얼마나 부담이 가고 블루크루드로 작동했을 때에 부조는 없는지 전부 따져대는 통에 찬찬히 설명해도 디젤을 태운다면 여기에서는 장작보다 욕을 곱빼기로 얻어먹는다거나 굴뚝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굴뚝이 있으면 세금이 늘어난다는 이상한 소리가 오가고 난감한 표정만이 감돌아 감정이 복받혀서 내 얘기 들어요라고 했을 뿐이다. 상대편 전부 미친 사람인가, 외국에서 온 미친놈이야 수군대서 멱살을 잡자 한 놈은 경찰에 신고하고 나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유치장에 갇혔다. '타협거부죄'라니! 그리고 세 시간 지나자 타협을 거부한 반성은 충분히 했겠죠 하면서 유치장에서 꺼내주는 일이 일어났고! 나중에야 여기 사람들 중에 여자는 메이드고 남자는 집사라는 비아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알아서 해주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러면 또 잡혀갈 게 뻔하다.
일을 볼 때도 '이거 해요'가 아니라 '이거 해야하는 일인데 할 수 있다면 하도록 해요'라고 돌려서 말하는 꼴이 우스웠다. 그래서 직설적으로 말해요 하니까 '네놈이 하유에 온 이유도 잘 모르겠지만 직설적으로 굴면 어떻게 되련지 독설을 듣기 전에 당장 네 일이나 해'라고 굴어서 오늘도 주먹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참을 수가 없어서 대사관에 비자 단축 현황은 어쩌고 본국의 의사는 어디있냐 따졌다. 그러자 비자는 그대로고 본국의 의사는 바쁘다고 말하자 지옥의 분노가 불타올랐다. 여기에서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불렀다가는 또 타협거부죄에다 협박죄로 끌려가겠지 싶었지만 여긴 대한민국 영내니 타협거부죄는 적용이 안 될까 싶어 마음껏 따졌다. 따지기도 전에 다음 번호를 불러서 나는 청경에게 끌려나갔지만.
여기 정말 이상하다 한 마디면 설명이 끝나고 고개를 떨구고 벤치에 앉아있으면 어느 안드로이드 하나가 상냥하게 웃으며 손수건을 건네는데 그것을 뿌리치고 도망가면 이상한 취급 당하는 섬나라. 남을 상처 입히면 죽일 놈이 된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이 너무 싫어서 이 섬을 도망치려는 것이다. 생각을 해보라. 고양이들이 한 가득이라 소심하고 애매한 섬에 나 혼자만 사람이라는 기분이 들어서 무척이나 기분이 나쁘고 나만 정상인 같다는 생각에 미칠 것 같다. 아마도 여기 안 붙어 살 사람들은 꿈이나 동화 같은 나라라고 황홀해 하겠지만 사업을 하거나 나처럼 외판원으로 여기에 온다면 여기가 바로 무간지옥이구나 싶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본사에 메일을 보내 하유지사에서 꺼내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다음 날, 내 상사는 드디어 여기를 뜨게 되었다며 축하한다고 오만상을 찌푸렸다. 나는 더 이상 이렇게 기묘한 곳에 있을 수가 없어서 떠난다고 하자 '잘 가, 실적제로'라고 얼굴을 더 찌푸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공항으로 향하는 전철에 타고 몇 분만에 도착해서 마지막으로 하유에서 점심을 먹고 비행기 시간을 확인한다. 하유국을 벗어나 처음으로 먹게 될 기내식의 맛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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