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실패다. 오늘도 옆 차를 박을 뻔했다. 그러나저러나 하유에서 차고지 증명을 엄격하게 하고 있어서 다른 넓은 곳에 세우기도 힘들다. 이렇게저렇게 커다란 중형차를 모는 입장에서는, 그것도 운전한 지 몇 년 안 된 입장에서는 주차가 하기 너무 힘든 법이다. 덕분에 공영보험 쪽에서는 가입자들에게 운전법 연수를 해주고 있고 해보았지만 강사가 주차에 노이로제 있냐고 버럭거릴 정도면 나는 틀렸어. 일단 전면주차는 잘 하겠는데 평행주차와 후면주차는 늘지를 않는다. 일단 뒤를 봐야 한다는 문제도 있고 그 때문에 불안함이 커서 제대로 위치를 잡지 못한다는 것이 있겠지. 부들부들 떨리는 마음으로 겨우 라인에 들어가면 수정을 최소화 하라는 강사의 불호령이나 듣고 이건 좀 너무하다고 말하면 강사는 오늘 퇴근한다는 말과 함..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서늘한 여름 한낮이었어요. 날이 좋아서 공영주차장에서 스쿠터를 꺼내왔죠. 시동이 걸리려나 모르겠는데 여하튼 걸려줬으면 좋겠네. 좀처럼 탈 일이 없고 많이 걸어다니니까 자동차세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주유할 검 타려고요. 시동이 계속 걸리다 말다해서 뒤로 밀면서 겨우 걸었어요. 일단 주유소로 갑니다. 휘발유를 넣겠죠. 그리고 딸려있는 편의점에서 충분한 간식거리와 물을 사서 짐칸에 넣지요. 그리고 언제 기름값이 올랐나요 하면서 영수증을 찡그린 얼굴로 확인하고 돈 내고 출발. 많이 올라서 기분이 좀 상하네요. 주유소를 벗어나서 트램과 함께 달리는 도로를 따라 남동구 표지판이 나올 때까지 계속 스로틀을 당깁니다. 파도에 잠기는 낮은 다리를 건널거예요. 잠수교 입구에 있는 해일이나 풍..
오늘도 차를 몰고 사탕무가 자라는 너른 밭으로 들어간다. 설탕이 만들어지는 그 장소를 지나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굴뚝 너머로 합성석유 공장이 있다. 설탕 만드는 곳에 합성석유 공장은 왜 있냐 하겠지만 여긴 하유섬이다. 중동산 원유를 아예 안 들여온다고. 그 안에서 모두와 인사하며 사탕무 찌꺼기를 알코올로 만든 것을 메타포밍 반응기에 넣고 제올라이트 촉매가 어떻게 반응되는지 그려진 도표를 지나 새로 도입된 또 하나의 메타포밍 반응기를 본다. 공장 내부에 은근히 자리가 많아서 놓을 자리는 충분했다고 하네. 나는 여기에서 휘발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타는 입장이라 그런지도 모르지만 알코올에 의한 나프타 개질은 마법이다. 솔직히 나프타에 알코올 섞고 제올라이트 촉매를 넣어 반응시키면 옥탄가가 올라간다는 것이 ..
반클러치가 서툴러 가파른 언덕길에서 구르는 자동차. 그리고 그 언덕을 걸어서 넘어가는 인파와 그 언덕을 내려오는 통근객으로 가득 찬 버스. 또 언덕을 넘어 구를 하나 넘어 향하는 트럭과 그 트럭이 지나간 길을 따라 어느 정류장에 서서 사람들을 토해내는 버스. 열녀문사거리의 좁은 커브를 돌아 또 더 가서 우회전 면허증을 받으러 접수하는 인파와 그 건물을 나와 또한 언덕이자 숲길인 그 도로를 끝까지 지나면 나오는 어느 고속도로 입구와 또한 제한속도가 내려간 어느 도로와 지하보도, 고가차도. 굽어있는 정지선을 출발하여 들어선 공단에서 또 언덕을 만나면 직진하고 두 번째 포켓차로 들어서서 좌회전으로 크게 돌아 제일 가장가리에 붙어 가장 가파른 언덕은 직진에 두고 우회전 하면 또한 급곡선 치는 언덕과 위험한 좌회..
솔직히 그랬다. 그리고 자동차를 팔아도 팔아치운 돈은 바로 들어오지 않을거라면서 나를 좌절시키는 딜라 새끼가 양아치 같다고 그 곳을 나오며 질러대고 집으로 가는 트램에 오른다. 사고처리가 스트레스를 불러와서 그런가, 내 집과 가까운 트램 정류장이 무슨 저심도 지하에 있는 줄 착각했던 나는 이제 정신을 조금씩 차렸고… 다니던 회사에서 짤렸다. 이유야 자본가 새끼들이 늘 그렇듯 네놈이 지각하면 너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손해라며 어깨를 두드리며 다른 직장을 알아보게 하면서 너는 짤렸다는 우회적인 표현을 하며 퇴직금을 선물이라고 주며 내쫓는 것을 당한 것이다. 그 돈은 고스란히 교통카드 충전하고 전부 통장으로 들어갔지마는 갚아야 하는 청구서가 아직 오지 않았다. 어차피 올 청구서에는 관심을 끄고 지냈으며 집 앞..
하기 싫은 일들을 무더기로 겪고 있어서 힘든 와중을 보내고 있지요. 날씨는 갈수록 더워지고 모두들 이럴 때는 카페에 가서 쉬어야 맞지만 일은 해야 한다고들 하지요. 트램 안에서도 분주하게 뭔가를 하는 사람들과 부딪혀서 죄송하다고 했고요 그렇게 도착한 시험정원에서 향기로운 여름 꽃냄새를 맡았죠. 향기로웠어요. 하여튼 이렇고 있는 일들이 정상은 아닌 것 같아서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약간 숙여 정류장에서 도로를 바라봐요. 타고 온 트램이 떠나가고 자동차와 버스가 분주해요. 안녕, 귀여운 인형이네. 모두들 나를 보고는 인사하지요. 그래서 북동쪽에 사냐고 물어보는데 아뇨, 저는 남서쪽 살아요 하면 인상을 찌푸리기도 하고 더운 탓에 널부러진 고양이와 함께 벤치에 널부러지기도 하고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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