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이상한 나라야. 아무도 아무도 그 누구도 남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지. 다치고 죽어가도 그건 다 내 잘못이래. 그래서 나는 이미 지쳤어. 저 물만이 나를 고요히 잠들게 해줄거야. 그럼 잘 있어. 그럼, 이제 나는 지쳤어. 더 이상 기대하고 뭔가를 해봐도 세상은 표리부동해. 이제 그만 나를 내가 놓아줄 때가 왔나 봐. 그러면 여기 말고 하유섬에서 만나. 하유국의 첫 관문은 관문구에 있는 국제터미널이다. 하유국제공항과 하유항이 그곳에 있다. 이곳을 건설해주는 조건으로 하유섬에서는 쓸일도 없는 무기를 받았지만 여튼 여기는 하유국으로 입국하려면 누구나 거치거나 혹은 여기에만 머물러야 한다. 왠지 하유국 여권이 있어서 입국심사는 잘 받았고 왠지 되살아나는 기억을 더듬어 열차를 탄다. 왠지 550mm의 승강장..
아직 주행가능거리 800km 이상을 찍는 전기차가 없고 전기 이륜차는 재미도 없고 멀리 못 가서 나와도 쓰다 버린다는 소리가 나오는 와중에 e-Fuel의 가능성을 떨어지는 환경성능 때문에 놓는다? 문제는 경로의존성과 개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이것도 마케팅으로 비벼넘길 수 있는 자본가들이 잠잠하다? 그리고 유럽의회가 2035년 내연기관 신규판매 금지의결을 한 배경도 중국이나 한국이 전기자동차라는 알보칠을 들고 유로화라는 혀를 조지려고 드니까 극약처방을 내는 것에 가까운데 여기에 전동화 기술도 이미 확보했고 실제품도 있는 독일과 이탈리아가 왜 극렬하게 반대를 하고 있을까?
허어, 오늘도 또 막히는군. 새로운 도로가 오늘 정오에 개통한다고 한다는 것은 이미 라디오와 도로전광판을 봐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습정체가 일어나는 구간이 하필이면 오늘 새로 개통하는 고속도로와 만나는 분기점이라니. 그리고 지금 시간은 아직 11시 40분이다. 어서 빨리 상록으로 가고 싶고 자동차가 내는 열기에 지쳐서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켜고마는 환경에 해로운 짓을 하지마는 오히려 정체되는 도로가 환경에 나쁘지 않나 생각을 하다 그냥 단념하고 1단에 넣고 클러치를 꾹 밟고 있는다.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흐르고 어디선가 마무리 작업으로 경적을 울리면서 갓길을 지나가는 것 같은 흐름을 본다. 시계는 11시 50분을 가리키고 내가 타고 있는 루마니아제 싸구려 자동차는 진짜 시간이 안 간다고 말을 문득 ..
엄마가 나를 죽였네 아빠가 나를 먹었네 동생이 내 뼈를 깨부수었네 세상이 나를 쓰레기더미에 버렸네 이 얼마나 즐거운 삶인지!
kW값 × 1.36 = PS값 PS값 ÷ 1.36 = kW값 km/L값 × 기름값 = 1L당 운행비용 1 ÷ L/100km값 × 100 = km/L값 1 ÷ km/L값 × 100 = L/100km값 대충 이 정도만 외워둬도 지금 상황에서 주유소 가기 무섭지는 않을 것 같다. 12.5km/L 연비의 자동차가 있다고 해보자. 이 자동차의 L/100km 연비는 1 ÷ 12.5km/L × 100 = 8L/100km이다. 그러면 작금의 기름값이 2,035원이라 할 때, 해당 차량이 소모하는 리터 당 기름값은 100 ÷ 8 × 2,035 = 25,437원 5전이다. 씨발.
시동을 걸어본다. 쉽지 않다. 평소에는 걸어다니고 심지어는 자동차세 내라는 편지나 자동차보험 관련한 통보가 날아올 때면 참 괴롭다니까. 오늘도 역시 자동차세 아까워서 차를 모는 형편이다. 그렇게 12 CE 2872 번호판을 단 은빛의 2008년식 다치아 로간에 시동을 건다. 인젝션 엔진이 왜 이렇게 카뷰레터스럽게 움직이는지 모르겠다. 겨우 주차장을 나와서 제일 먼저 향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갑자기 쓰레기 처리의 대안이라면서 합성공정을 더 빡세게 굴리는지 더 저렴해진 자동차 연료 가격이 이래도 괜찮은가 수준이라 조금은 의심을 가지며 계산 끝내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고. 그렇게 달리는 간선도로는 막히지 않고 단순하다 못해서 투박하게도 느껴지는 B세그먼트의 루마니아제 싸구려 차는 시속 78 킬로미..
하유국에는 군대가 없다. 군대를 만들고 외국 군대를 주둔하는 것이 폭력적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하지만 테러나 돌발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최소한의 준무장은 하고 있는데 그들이 특수경찰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부르지 않고 비칭인 전투경찰이나 폭력경찰로 부른다. 특수경찰, 일명 특경은 군사경찰 느낌으로 존재하며 혹시 일어날 수도 있는 대테러 업무를 주로 맡아서 움직인다. 하지만 누가 연료도 합성해서 쓰고 내세울 산업은 원예와 관광 정도인 작은 섬나라를 테러 대상으로 삼는다고 처들어 오겠는가. 여태까지 진짜 총은 쏴보지도 못한 만약의 대비책이다. 생긴 이유가 걸작인데, 솔직히 하유국 사람들은 군대 창설을 내각 차원에서 저지시킨 역사도 있고 허구한 날 경찰이 성난 사람들에게 잘잘못과 원한을 배로 따져서..
자동차세가 아까워 자동차를 탄다. 그게 뭐, 대단한 일인가 싶지만 그게 내 삶을 지탱한다. 무료하게 하루벌이 하면서 살아가도 일단 내가 자동차를 몰 줄 아는 것은 위안이 된다. 위안이 되는 것에 매달리면서 고속도로 출구로 나간다. 그렇게 북동의 좁은 거리로 들어갔다. 1.5차로를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그 좁은 거리. 병목으로 나오는 차들을 잠시 보내주고 내가 좌측 지시등을 켜고 메인 빔을 쏴주고 들어가 너무 복잡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사고가 났다. 쾅! 조수석 쪽에서 큰 소리가 들려오고 함몰의 느낌이 났다. 등을 흐르는 차가운 느낌으로 전신주에 박아버린 차를 돌려 잠시 주차장으로 간다. 이 와중에 버스는 비보호 좌회전하는 것을 막으며 직진하려고 해서 손으로 오지 말라고 신호하면서 주차장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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