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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이나 뭔가를 태우면 나오는 합성가스를 철과 반응시키면 합성석유가 되고 합성석유를 증류하면 나프타가 나오는데 거기에 알코올을 섞고 제올라이트와 반응시키면 고옥탄가의 휘발유가 된다. 너무 많이 외웠다. 하지만 이 탓에 또 항의 문건이 하유제당 에너지부 앞으로 왔다. 이 조그만 나라에서 화석연료 안 쓴다고 기만하는 꼴이 참 보기 좋다는 투의 가리비 기름 회사의 서신인데 이 나라 어느 숲 속 요정들에게 화석연료 팔아먹는 불한당이라고 린치를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겠지.
아아 피곤하다. 얼마 전에는 하이브리드에 염증이 나서 팔아버리고 공방에서 올드 피아트의 레플리카를 하나 샀다. 주문 취소분이고 싸게 드린대서 차를 팔은 값으로 또 차를 사다니 이런 바보가 다 있나. 귀엽고 동그란 눈을 가진 작은 차를 몰고 상록숲에 들어가보니 엔진 소리는 또 득달같이 듣고 돌을 던지러 오는 녀석들과 그런 놈들을 말리는 녀석들, 아 자동차네 하는 녀석들이 있었다. 그냥 그러려니 하자. 내가 뭐 어쩌겠어?
그나저나 이런 상록숲에서 목탄가스 피우는 인간을 다 보네. 그렇게 보니까 뭐요 형씨, 형씨네 가솔린도 이렇게 만들지 않소 하는데 어깨가 저절로 으쓱인다. 뭐, 어쩌라고. 그러니까 그게 그거라고 말하고 싶은건가? 철계 촉매가 들으면 울겠네 하니까 허허 웃으며 갈 길 가시지 한다. 다시 화통의 공기구멍에 풀무질을 하는 그 녀석을 그냥 지나친다.
정말 그게 그거인가 운전대를 다시 잡으면서도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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