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역을 두고 앞뒤로 우리는 욕하면서 걸어갔다. 일제 가고 미제가 들어앉은 군 주둔지, 호텔처럼 우리들 속에 숨어든 물고문 시설, 진압의 효율을 위해 다 불살라버린 그 옥상을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결국 그래도 우리는 한양도성의 허물어진 안쪽으로 아직 저감장치가 안 나왔다는 핑계를 대곤 언젠가는 과태료가 왕창 나오겠지 하며 차종이 무엇이건 쓸 수 있어 좋겠다 싶은 범용 디젤차 촉매 얘기만 하다가 단속에 찍혔다. 진짜 우리는 전진하고 있는건지, 어쩌면 거대한 후퇴만을 하고 있는건지. 사람 죽어야 뭔가 변한다고는 말하는데 빈한한 거대한 후퇴 앞에서 뭘 더 보태나. 졸렬하게도 인간은 대단한 포도가 아니라서 위대한 썩음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타고 있던 5등급 경유자동차를 세우고 세워져 있는 누군가의 전기자..
이상해요. 허리 아래로 몸이 없어. 그게 뭔지도 모르고 아프지도 않은데 기분은 이상하고 더더욱 이상하고 왜 나는 이 꼴로 살아있지 그런 느낌. 차라리 없어져버리는 편이 나았는데! 그런데 어거지로 살아있고 그런데 어째선지 사라지지 못하고 이게 뭐죠. 아프지도 않지만 이게 뭐지. 언제부터 망가져 있었지. 이해 못할 것을 말하지 마요. 아파요. 이해 못하니까 아파져요.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저리 가 저리 가 저리 가 저리 가 무슨위로를건네고격려를해준다고해도나는여러분을이해하지도못하고이해하지도못하고그냥쓰레기처럼있겠지요 그게뭔지나는하나도모르고얼빠진표정으로여러분의경멸에만화를내며짜증에가득차서힘들어할테지 그러면좀나를좀더격려하고가치를알려줘요그게어렵나요 …남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는데 나는 얼마나 오래 산다고 이럴까..
역시 요즘 나는 어디 아픈가봐요. 그다지 좋지 않아서 어딘가 끊어져서 다시 또 뭐든지 귀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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