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러치가 서툴러 가파른 언덕길에서 구르는 자동차. 그리고 그 언덕을 걸어서 넘어가는 인파와 그 언덕을 내려오는 통근객으로 가득 찬 버스. 또 언덕을 넘어 구를 하나 넘어 향하는 트럭과 그 트럭이 지나간 길을 따라 어느 정류장에 서서 사람들을 토해내는 버스. 열녀문사거리의 좁은 커브를 돌아 또 더 가서 우회전 면허증을 받으러 접수하는 인파와 그 건물을 나와 또한 언덕이자 숲길인 그 도로를 끝까지 지나면 나오는 어느 고속도로 입구와 또한 제한속도가 내려간 어느 도로와 지하보도, 고가차도. 굽어있는 정지선을 출발하여 들어선 공단에서 또 언덕을 만나면 직진하고 두 번째 포켓차로 들어서서 좌회전으로 크게 돌아 제일 가장가리에 붙어 가장 가파른 언덕은 직진에 두고 우회전 하면 또한 급곡선 치는 언덕과 위험한 좌회..
어서오세요. 많이 힘들었죠? 그저 상냥한 누군가를 만나려고 꿈 속의 온실로 도망쳐요. 그게 별로 안 좋은 일이라는 것은 알고서요. 그 아이는 인형. 하지만 그 아이가 왠지 나랑 같다고 느끼는 것은 착각. 착각이 맞을거예요. 저 아이가 나랑 같으면 안 돼. 그래서 뭘 할까요. 서로 마주보며 티 타임 가지고 조용히 놓여있거나 실없는 말을 주고받아요. 덧없이 위로받아요. 그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온실에 나랑 비슷한 처지의 인형이 있어요. 이야기를 나누고 화사한 온실을 좋아해요. 그렇게 있자니 온실 밖으로 나가기 싫어져요. 그런게 전부, 내가 짜증나는 실제를 잊기위한 방법. 온실 속에 또 하나의 나를 인형으로 만들어 놓고 그 인형과 티 타임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온실이 있는 정원섬을 산책하는 것. 모두가 상냥하..
심란해서 도저히 잘 수 없습니다. 나는 무엇을 향해서 살고 있을까요. 문이 여러가지 있고 그 문 중에 상냥한 자동인형과 착한 요정이 기다리는 문은 오직 단 하나. 어떤 문인지 모르니까요. 상냥한 마음씨를 지녀도 일단 모두를 경계하고 믿지 않으며 스트레스 때문에 화를 내면 다들 그렇게 나를 쓰레기 취급하더군요. 불안함에 관계가 끊길 것 같아 물어보면 나를 진짜 싫어하는 것이 드러나더군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나는 역시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질 거예요. 하지만 나는, 자동차를 타고 정상에 올라와서 기껏 타고 온 자동차를 절벽 밑으로 밀어버리고 괜히 그랬다며 화를 내면서 다시 왔던 길을 그냥 되돌아 오는 걸. 그냥 용서해줄래요? 나는 그냥 모르고 서툰데 다들 왜 나를 싫어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하는 짓은..
들어갑니다. 나오지는 못해요. 반으로 갈려 죽임당하고 형태는 보전했지만 인형이 되고 인형은 되지 않았지만 의욕을 뺏겨서 사람이 아니게 되어버립니다. 마치 자유로를 도보나 우마차로 다니려는 미친 놈처럼 행여나 누가 신뢰의 원칙을 깨려 하지는 않나 노심초사 하기에는 지쳤습니다. 나를 치고 지나가세요. 전방에 오비스가 있긴 하지만요. 그렇게 잘못 짚어서 망해버리면 사람은 인형이 되어버리던가요. 잊어버립시다. 우리는 애초에 사람인 적이 없어요. 저기 가로등에 대롱대롱 매달려 마치 목 매단 사람처럼 진자운동을 하눈 인형을 봐요. 자기가 고뇌하는 사람인 줄 알았나봐요. 입에 손가락을 넣어서 휘저어봐요. 이것도 사람인가 싶은 생각을 하면서요. 이미 깨져버려서 붙일 수도 없고 너무 건조해서 촉촉할 수 없고 너무 거칠어..
친애하는 하얀 인형, 오늘도 온실에서 외로운 아이가 반가운 사람을 맞듯이 나를 맞아주었어요. 그런 수줍고 마음씨 여린 아이와 온실 속에서 티 타임을 하는 상상만으로도 나는 울고 말아요. 참, 나도 마음이 여리죠.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 온실에 오면 안 돼요. 현실과 너무 떨어져있기에 여기에 계속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요. 온실 속 인형은 내 상황은 모르고 여기서 행복하는게 중요하다며 가지 말라고 내 옷자락을 잡지만 나도 이 온실을 떠나고 싶지 않아.
사이드브레이크를 풀고 액셀을 준다. 천천히 달리는 42번 국도가 쓸쓸하다.
이야기는 끝나버렸고 다시는 계속되지 않아 위에 쌓이고 먼지가 앉아도 아무도 봐주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서 지쳐 죽어간 주변의 이야기의 마법들은 당최 여유를 잡아먹고 세상을 각박하게 만들고 서로 싸우고 시끄럽게 만들었다. 보아라 악마여, 이제 네 이야기를 할 차례다. 하지만 악마마저도 끝난 이야기에 갇혔고 끝난 이야기는 현대사회를 각박하게 한다. 각박함이 무엇인가? 이야기가 끝장나서 이야기가 안 된다. 웃기지 않느냐, 이야기가 하나 끝장나서 세계멸망. 더 이상 뭔 이야기도 안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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